아, 무언가 공짜로 준다길래 덥썩 신청해 버렸다.
호텔 숙박권을 얻어 혼자 비비적 거릴 수도 없는 것이고,
평일 점심이라는데 거기까지 밥먹으러 가겠다고 휴가를 낼 수도 없는 일.
그래서 신청한 것은 책이다. 그나마 재미있을 듯한 녀석으로...
20대 직장인 부동산에 빠져라.
리뷰를 신청하고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다가 어느날 집으로 배달된 녀석.
그제서야 생각이 나며 출근길 지하철에서 책을 집어들었다.
그런데, 이거... 잘못 고른 책이다. 난 20대가 지나도 한참을 지났단 말이다. 제길.
어쨌든 연령으로 차별받는 분을 삼기며 시작한 책은
2일만에 지하철 안에서 다 읽어버렸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라면 역시 쉽게 읽힌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썩 재미있는 것은 아닌데, 그렇더라도 지루할 법한 부동산 관련 이야기들을
중간중간 이음새를 잘 엮어 막히지 않고 읽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재미는 없지만, 그래도 지루하지는 않을 정도.
하지만 그게 어디냐. 요새같이 지루함을 푹푹 풍기는 세상에.
두 번 째 이 책의 미덕은, 명확하게 정리된 기본공식이다.
아파트 청약, 토지, 경매, 공매 등
온갖 부동산 매매에 관련된 잡다한 지식들을
교과서적으로 제공해준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루하지 않도록.
결국 쉽고 정리 잘된 책이라는 것이 결론~
그러나,
무언가 중요한 것이 빠져버린,
부동산 책이 갖추어야 할 매력적 요소가 빠져버린 책이라는 사실이 아깝다.
우리가 수학 공부를 할 때,
공식을 외우고 기본 문제를 연습해 보는 것은 분명 중요하다.
그렇지만 그건 필요조건이지 충분 조건이 아니라는.
그 정도는 반에서 20등 이상의 친구들이면 누구나 하는 것 아니던가?
찐짜 실력은 결국 응용문제에서 결정이 난다.
부동산 투자를 할 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전 재산을 걸어(대출까지 받아서)
투자를 하고 그 Risk에 상응하는 Return을 요구하게 된다.
결국 남들이 다 하는 기본 공식 이상의 응용력을 원하는 것이다.
그건 때로는 미래를 내다보는 예언력을 요구하지만,
그에는 못 미치더라도 그걸 스스로 맞춰볼 수 있는 기본 공식 이상의
테크닉과 확신을 원하게 된다.
그렇지만 유감스럽게도, 이 책은 그런 확신을 제공하지 못하고 만다.
그게 장점이 혹은 단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이 책에서 제공하는 예시들은 대부분 우리가 이미 겪었던
부동산 폭주기의 예시들이다.
또 다시 그런 세상이 올 것인가? 라고 묻는다면 모두들 긁적긁적,
장담할 수 없는 시절의 이야기들.
그리고 이 책에서 제공하는 공식들 또한
(예를 들면 전망이 좋은 아파트, 교통이 좋은 아파트가 많이 오른다... 등의)
이제는 상식의 수준에서 다루어질 정도의 기본 공식이란 말이다.
과거의 치밀한 분석과 여기에서 끌어낸 원칙을 바탕으로
미래의 예언은 안될망정 미래의 꼬투리라도 확신을 갖게 해주는 그런 책.
사람들이 바라는 부동산 책은 그런 게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을 가지게 해주었던 책이었다.
"20대 직장인 부동산에 빠져라."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부동산 매매의 기초 지식을
지루하지 않게 통틀어 전달해 주는 이 책의 매력만큼은
어디론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별책 부록으로 그런 공식들을 다 정리해주는 2~3페이지의 첨부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부모님으로부터 2~3억의 돈을 받고, 얼마간의 대출의 더 받아
강남 요충지는 아니더라도 서울 주변 블루칩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20대 직장인이라면 가볍게 읽고 판단을 세우기에,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그렇지만 이제는 30대가 되어 부분부분 주어들은 것들이 늘어나고
힘들여 월급으로 모은 몇 천만원에 어디 전세부터 시작해 보려 하는 사람이라면,
필요조건에 머무르는, 다시 말해 한참은 더 많은 학습이 필요하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다.